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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학과 관련 직업 _ 스포츠 전력분석원, 전력분석가

collie@ 2025. 11. 6. 11:59

통계학과와 연관한 여러 직업들이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관심을 가졌던 스포츠 전력분석원이라는 직업을 소개하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데이터로 승리를 설계하는 사람들

야구팀이 9회 말 2 아웃에서 대타를 내보낼 때, 축구팀이 상대의 약점을 정확히 파고들 때, 그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데이터와 통계입니다. 스포츠 전력분석원(전력분석가)은 경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팀의 승리 전략을 세우는 전문가입니다. 감독의 직감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의사결정이 현대 스포츠의 핵심이 되고 있죠.

프로 스포츠팀, 국가대표팀, 스포츠 데이터 분석 회사 등에서 일하는 전력분석원들은 통계학을 무기로 경기의 숨겨진 패턴을 찾아냅니다. 좋아하는 스포츠와 수학,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면? 이 직업이 바로 여러분의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전력분석원은 무엇을 할까?

전력분석원의 하루는 숫자와 영상으로 가득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볼까요?

경기 영상을 보면서 선수들의 모든 움직임을 데이터로 바꿉니다. 야구라면 타자가 어떤 구종에 약한지, 투수가 언제 지치는지를 분석하죠. 축구에서는 상대팀이 왼쪽 공격을 70% 선호한다는 패턴을 찾아내 우리 팀 수비 전략에 반영합니다. 농구에서는 특정 선수가 3점 슛을 어느 위치에서 가장 잘 넣는지 통계를 내어 공격 전술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로 선수별, 팀별 통계 지표를 계산하고, 상대팀의 전력을 분석한 리포트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감독이나 코칭스태프와 만나 "이번 경기에서는 이런 전략이 통계적으로 유리합니다"라고 설명하죠. 복잡한 수치를 그래프와 시각화 자료로 만들어 현장 지도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전에 적용할 수 있게 돕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통계학이 경기를 바꾼 실제 사례들

스포츠 역사에서 통계와 데이터 분석이 판도를 바꾼 사례들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MLB의 '머니볼 혁명'입니다. 200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적은 예산으로도 출루율 같은 통계 지표를 활용해 저평가된 선수들을 영입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전 세계에 데이터 야구의 위력을 알렸죠.

NBA에서는 3점슛3점 슛 분석이 경기 방식 자체를 바꿨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3점 슛의 기댓값이 중거리 슛보다 높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이제 NBA 팀들은 3점 라인 밖에서 공격하는 빈도를 크게 늘렸습니다.

축구에서는 Expected Goals(xG)라는 지표가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슛을 시도한 위치, 각도, 상황 등을 분석해 골로 이어질 확률을 계산하는 이 통계는 이제 프리미어리그부터 월드컵까지 모든 곳에서 활용됩니다.

한국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KBO 리그의 여러 구단이 전력분석팀을 운영하고 있고, K리그 팀들도 데이터 분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경기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분석되어 토트넘의 전술 수립에 활용되죠.

통계학과에서 무엇을 배우나?

그렇다면 통계학과에서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배울까요?

확률론에서는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홈런을 칠 확률, 팀이 다음 시즌 우승할 확률을 계산하는 기초를 배웁니다. 회귀분석으로는 선수의 나이, 체력, 훈련량 등 여러 변수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죠.

데이터마이닝과 머신러닝에서는 대량의 경기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법을 배웁니다. 시계열분석으로는 시즌 내내 선수의 컨디션 변화를 추적하고 부상 위험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과목에서는 Python이나 R 같은 언어로 실제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을 배웁니다. 이런 도구들이 없으면 아무리 통계 이론을 잘 알아도 실무에서는 쓸모가 없으니까요.

스포츠 전력분석원이 되는 두 가지 길

흥미롭게도 스포츠 전력분석원이 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통계학과 루트는 여러분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바로 그 길입니다. 학부에서 통계학, 데이터과학, 응용통계 등을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 스포츠통계나 스포츠데이터과학 같은 세부전공으로 진학하는 경로죠. 이 길의 강점은 탄탄한 수리통계 기반과 고급 분석 기법입니다. 복잡한 예측 모델을 만들고, 머신러닝을 활용한 심화 분석을 하는 데 유리합니다.

스포츠과학과 루트도 있습니다. 학부에서 체육학이나 스포츠과학을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 스포츠분석이나 전력분석 세부전공으로 가는 경로입니다. 이 길의 강점은 스포츠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선수와 코치진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경기 전술을 체득하고 있어 분석 결과를 현장에 적용하기 쉽습니다.

최근에는 두 분야의 융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통계학과 학생이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체육학을 공부하거나, 스포츠과학과 학생이 통계학이나 프로그래밍을 추가로 배우는 경우가 늘고 있죠. 실제로 현업에서 일하는 전력분석가들을 보면, 통계학 학부를 나와 스포츠과학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체육교육과나 스포츠과학과에서 스포츠 데이터분석 관련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고, 통계학과에서도 스포츠 통계를 연구하는 교수님들이 계십니다. 대한체육회 산하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같은 연구기관도 있어 진학 후 다양한 경로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통계학과 학생이 준비해야 할 것들

통계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면, 대학 생활 동안 이런 것들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필수 과목으로는 회귀분석, 시계열분석, 기계학습, 데이터마이닝을 꼭 들으세요. 그리고 프로그래밍 과목에서 Python과 R, SQL을 확실히 익혀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유가 된다면 체육학과의 스포츠생리학, 경기분석론, 운동역학 같은 과목도 수강해 보세요. 분석 결과를 현장에 적용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프로젝트 경험도 쌓아보세요. 요즘은 KBO, KBL, K리그 등의 공식 기록이 웹사이트에 공개되어 있고, MLB나 NBA 같은 해외 리그는 API까지 제공합니다. 방학 때 관심 있는 팀이나 선수의 데이터를 다운받아 직접 분석해 보세요. "이 타자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이 50점 떨어진다"같은 발견을 하고 블로그에 올리거나 포트폴리오로 만들면 나중에 취업할 때 큰 자산이 됩니다.

대외활동으로는 빅데이터 분석 대회나 스포츠 데이터 해커톤에 참가해보세요. 스포츠 데이터 분석 동아리가 있다면 가입하는 것도 좋고, 없다면 직접 만들어도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프로구단이나 스포츠 데이터 회사에서 인턴십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영어 능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신 스포츠 분석 논문과 자료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고, 해외 리그나 글로벌 스포츠 데이터 회사로 진출하려면 영어는 필수입니다.

전력분석원이 갖춰야 할 능력

기술적 능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력분석원에게는 이런 능력들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해당 스포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야구의 규칙, 축구의 전술, 농구의 포지션별 역할을 모르면 아무리 데이터를 잘 다뤄도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여러분이 그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이미 절반은 갖춘 셈이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합니다. 감독과 코치들은 통계학자가 아닙니다. "p-value가 0.05 미만이므로 통계적으로 유의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 전략을 쓰면 100번 중 95번은 효과가 있습니다"처럼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빠른 판단력도 필요합니다. 경기는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벤치에서는 즉각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지금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찾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죠.

진로와 전망

스포츠 전력분석원의 진로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프로 스포츠팀입니다. KBO, KBL, V리그, K리그 등 국내 프로 구단들이 전력분석팀을 운영하고 있고, 국가대표팀에도 전력분석관이 배치됩니다. MLB, NBA, 프리미어리그 같은 해외 리그로 가는 것도 꿈꿔볼 만합니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 회사도 있습니다. Opta, StatsBomb, Second Spectrum 같은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의 스포츠 데이터 스타트업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여러 팀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목과 리그를 경험할 수 있죠.

스포츠 미디어에서도 수요가 있습니다. ESPN, SPOTV 같은 방송사나 스포츠 뉴스 사이트에서 데이터 기반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가능합니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기록을 분석해 봤습니다" 같은 기사를 쓰는 거죠.

의외로 게임 회사도 선택지입니다. FIFA, NBA 2K, 이스포츠 관련 게임 등에서 현실적인 선수 능력치와 시뮬레이션을 구현하려면 실제 스포츠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선수 에이전시나 구단 프런트에서 선수 영입과 연봉 협상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도 있고, 스포츠 베팅 산업(합법적인 범위에서)에서 확률 모델을 개발하는 일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국내 시장은 아직 미국이나 유럽만큼 크지 않습니다. 프로 구단의 전력분석팀은 보통 2-5명 정도의 소규모이고, 매년 대규모로 채용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팀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고, 산업 자체가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실력을 갖춘다면 해외 진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연봉은 경력과 소속에 따라 다르지만, 신입 기준으로 국내 프로구단에서는 3천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경력이 쌓이면 5천만 원 이상도 가능합니다. 해외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는 훨씬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통계학과 진학을 준비하는 지금, 이런 것들을 시작해보세요.

수학 공부는 기본입니다. 고등학교 수학, 특히 확률과 통계를 확실히 다져두세요. 미적분도 중요합니다. 대학 통계학은 고등학교 수학이 토대가 되니까요.

관심 스포츠의 통계 들여다보기도 좋습니다. KBO 홈페이지에서 타자들의 OPS가 무엇인지, 투수들의 WHIP가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면서 슈팅 성공률, 패스 정확도 같은 숫자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왜 이 선수가 좋은 선수일까?"를 숫자로 설명해 보려는 시도가 이미 전력분석의 시작입니다.

간단한 데이터 분석 경험도 해볼 수 있습니다.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좋아하는 선수의 최근 10경기 성적을 정리하고 평균을 내보세요. 더 나아가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로 Python이나 R의 기초를 배워보는 것도 좋습니다.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세요. 나중에 해외 논문을 읽고, 글로벌 데이터를 다루고, 어쩌면 해외에서 일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치며

스포츠 전력분석원은 수학과 스포츠, 두 가지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완벽한 직업입니다. 경기장의 열기와 데이터의 냉정함이 만나는 곳, 그곳에서 여러분의 분석이 팀의 승리로 이어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통계학을 공부하면 뭐가 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이제 당당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팀의 우승을 데이터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라고요.

통계학과로의 진학, 여러분의 스포츠 사랑을 현실로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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